티스토리 뷰
조폭 세계 속 복수와 정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광장》(2025)은 조폭 세계를 뒤흔든 남기준(소지섭)의 복귀와 복수를 그린 7부작 액션 느와르입니다. 그는 한때 조폭 조직 평정자로 이름을 떨쳤지만 조직판도를 뒤흔드는 큰 사건에 책임을 지고 조직을 떠납니다. 그런 기준이 동생 기석(이준혁)의 죽음을 계기로 11년 만에 돌아와 동생을 죽인 배후와 죗값을 묻기 위해 살얼음판 같은 조직 내부를 조심스럽게 헤쳐 나갑니다.
조직 간 평화공존 체제, 그 밑에 은밀히 자리 잡은 검·경·언론의 카르텔, 그리고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서사는 철저한 현실성을 바탕으로 긴장감을 더합니다. 소지섭은 예전의 ‘조직 평정자’에서 이제는 복수에 타협하지 않는 인물로 탈바꿈하며, 그의 복수 여정은 단발펀치를 넘는 칼과 총, 도끼의 전투로 이어지며, 시청자에게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합니다.
이 드라마는 ‘복수’라는 클리셰를 넘어, 복수가 또 다른 복수를 낳는 연쇄 고리 속에서 정의란 무엇인지 묻습니다. 조직의 양대 산맥인 주운파와 봉산파, 그리고 그 배후에 자리한 권력층의 실체는 단순한 선악 구도를 넘어선 음모와 부패의 정점을 보여줍니다. 기준은 그 중심으로 나아가며 정의와 복수의 경계선을 흔들고, 극의 중심축은 끝까지 무너지지 않습니다.
소지섭 원맨 액션과 도구적 무예의 향연
《광장》의 핵심은 단연 소지섭의 ‘원맨 액션’입니다. 그는 몸을 아끼지 않는 근접 전투와 칼싸움을 순차적으로 펼치며, ‘존 윅 스타일’ 액션을 한국식으로 변주합니다. 펀치와 칼날, 도끼가 교차하는 장면마다 그의 내면의 분노가 폭발하는 순간이 감각적으로 구현됩니다.
무술 요소는 시각적 볼거리를 넘어 복수의 절박함을 전달하는 도구로 기능하며 격투기 선수, 동남아 킬러, 조직원들이 등장할 때마다 전투 방식도 달라집니다. 각자 다른 무예 기술과 스타일은 기준과의 상성을 통해 인물 특성을 분명히 드러냅니다. 특히 기준이 한 인물씩 상대를 압도해 가는 과정은 속도감 있는 연출과 함께 몰입감을 극대화합니다.
강렬한 액션 장면 외에도 칼싸움과 총격전이 일상처럼 치러지는 조직 내부는 마치 ‘광장’을 방불케 하는 공간처럼 변모합니다. 광장이라는 제목이 의미하듯, 조직의 중심을 뜻하는 공간에서 정의와 폭력이 동시에 충돌합니다. 이 공간은 곧 지옥이자 무대이며, 기준은 거기에 다시 발을 내디딥니다.
드라마적 여운과 캐릭터 다층성
복수 누아르의 뼈대 위에 인물들의 감정과 동기, 관계 망을 세심히 얹은 점이 이 드라마의 미덕입니다. 허준호(이주운), 공명(구준모), 이범수(심성원), 차승원(차영도) 추영우(이금손) 등 주요 배우들이 그려내는 권력 다툼과 암투는 단순 액션 이상의 분위기를 이끌어냅니다.
주운파와 봉산파의 충돌, 동생의 죽음 뒤 감춰진 진실, 조직과 권력층 사이 불안정한 균형은 시청자를 끊임없이 긴장하게 만듭니다. 특히 ‘광장’에 모인 이들은 각자의 욕망과 가면을 쓰고 있으며, 기준은 그 안에서 그들만의 정의를 구현하려고 몸을 던집니다.
원작 웹툰 팬들은 드라마판이 “고증을 많이 놓쳤다”고 평가하는 반면, 액션 연출과 소지섭 중심의 서사에 호평도 많습니다. 일부에서는 연출·톤 면에서 아쉬움을 지적하지만, 연기력과 속도감 있는 전개로 균형을 잡았다는 반응이 우세합니다.
추천 이유
《광장》은 조폭 느와르 액션이라는 장르에 충실하면서도, 복수와 정의, 권력과 죄의 경계에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소지섭은 복수의 사슬 속에서도 중심을 잡으며, 육체와 전략을 동시에 사용해 정의의 칼끝을 구현합니다.
웹툰 원작과 비교하면 변화와 해석이 있지만, 드라마는 ‘광장’을 하나의 공간이자 장르적 은유로 소비하는 지점에서 제 역할을 합니다. 화려한 액션과 칼누아르의 시각적 쾌감, 그 안에 깃든 인간 군상의 욕망과 갈등을 보고 싶다면 《광장》은 분명 매력적인 선택입니다.
복수를 넘어 정의를 추구하는 액션 느와르를 원한다면, 이 드라마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