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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인 캐릭터와 공감되는 대사, 꾸밈없는 청춘의 성장기를 담은 드라마 <쌈,마이웨이>는 2017년 방송 당시 시청자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은 작품입니다.

거창한 사건 없이도 평범한 인물들의 일상과 감정만으로 울림을 주는 이 드라마는 특히 한국 청춘들이 마주하는 고단한 삶을 진정성 있게 담아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합니다.

화려함보다는 진솔함, 이상보다는 현실을 선택한 이 드라마의 매력을 짚어보겠습니다.

 

쌈 마이웨이 포스터

 

공감가는 청춘 캐릭터들

 

<쌈,마이웨이> 의 주인공들은 완벽하거나 특별한 능력을 지닌 인물이 아닙니다.

태권도를 그만두고 해충박멸업체에서 일을하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고동만, 백화점 안내데스크에서 인격 모독을 참아가며 일하는 최애라, 현실의 벽 앞에서 무기력해지는 두 인물은 다름 아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청춘의 얼굴입니다.

이들이 느끼는 열패감, 불공정한 대우에 대한 분노, 꿈을 향한 갈증은 시청자에게 익숙한 감정으로 다가옵니다.

극적인 설정 없이도 인물들의 말과 행동에서 진심이 묻어나기 때문에 공감대가 단단히 형성됩니다.

단순히 감정을 쏟아내는 것이 아니라 삶의 언저리에서 점차 중심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주목할 만합니다.

 

또한 주변 인물들의 서사도 허투루 다뤄지지 않습니다.

김주만과 백설희 커플이 보여주는 직장 내 연애의 갈등, 감정의 권태 등은 사랑이 단지 설렘이 아닌 선택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각인시킵니다.

<쌈,마이웨이> 의 인물들은 누구도 완전하지 않으며 그 결핍이 오히려 드라마를 더욱 따뜻하게 만듭니다.

 

누적된 감정과 관계의 무게

 

<쌈,마이웨이> 는 갈등을 통해 극적 전개를 끌어가는 드라마가 아니며 일상의 틈에서 피어나는 감정의 균열과 회복을 꾸준히 보여줍니다.

고동만과 최애라는 오랜 친구 사이에서 시작해 연인으로 발전하는 과정 속에서 한 순간의 위기가 아닌 누적된 감정들이 갈등의 원인이 됩니다.

단순한 사건을 계기로 감정이 폭발하는 것이 아니라 눈빛과 말투 하나하나에 감춰진 감정의 결이 드러나는 방식은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미덕입니다.

특히 애매한 감정선 위에서 자꾸 흔들리는 고동만의 태도는 실제 연애 상황에서 자주 마주치는 현실을 보여주며, 애라 역시 감정을 숨기지 않고 당당히 표현하며 자신의 상처도 정면으로 마주하는 캐릭터로 묘사됩니다.

 

이러한 감정의 흐름은 시청자에게 인위적이지 않은 진짜 관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결국 한 사람과의 관계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대단한 로맨틱한 이벤트가 아닌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고 감정을 존중하는 일상의 태도라는 점입니다.

 

현실적인 성장 서사

 

<쌈,마이웨이> 는 로맨스만이 중심이 아니며 '성장'이라는 키워드에 초점을 맞춥니다.

고동만이 다시 격투기를 시작하고자 결심하게 되는 순간은 단순한 꿈의 회복이 아니라 자신을 마주하는 용기의 표현입니다.

현실을 피해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멈춰 있던 시간 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시 한 발 내딛는 선택이 돋보입니다.

최애라 역시 아나운서를 향한 열망을 감추지 않고 도전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과정은 무모한 용기를 미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상처받고 넘어지며 자기 한계를 인식하는 현실적인 서사가 시청자의 공감을 일으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은 감동을 줍니다.

 

무엇보다 <쌈,마이웨이> 는 성장이라는 주제를 무겁게 끌고 가지 않으며 인물들의 유쾌한 성격과 일상 속 소소한 장면들이 감정을 가볍게 풀어주면서도 깊이를 유지합니다.

웃음과 위로, 용기가 절묘하게 배합되어 청춘의 고단함을 해석하는 데 있어 하나의 해답을 제시합니다.

 

추천하는 이유

 

<쌈,마이웨이> 는 허구적 드라마 세계 안에서 진짜 같은 인물들을 만나게 해주는 작품입니다.

꿈을 이뤄가는 드라마가 아니라 꿈을 향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는 그 첫걸음의 의미를 전합니다.

오랜 시간 지켜봐 온 친구가 연인이 되는 과정, 직장에서의 부당한 대우에 맞서는 자세, 포기했던 길을 다시 걸어보려는 결심이 모두 담담하게 펼쳐집니다.

이런 이야기들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그것이 지금 우리의 삶과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 방황하며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누군가의 응원이 있다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믿음을 보여주는 드라마가 바로 <쌈,마이웨이> 입니다.

현실에 기반한 로맨스, 인물 간의 균형 잡힌 감정선, 그리고 성장이라는 화두까지.

<쌈,마이웨이> 는 일상의 한 조각을 따뜻하게 비춰주는 드라마로 용기있게 현실을 살아가는 청춘들에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