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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방언 제목으로도 화제를 모은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는 삼세대에 걸친 모녀의 일생과 깊은 감정선을 녹여내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작품입니다.

시대적 배경 속 인물들의 성장을 따라가며, 삶의 애환과 사랑, 아픔과 위로를 세심하게 그려낸 이 드라마는 나와 내 가족의 인생 한 페이지를 함께 들여다보는 듯한 진정성을 담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폭싹 속았수다》와 정서적으로 닮은 드라마 세 편을 소개하고, 각 작품이 어떤 방식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이는지, 어떤 감성을 공유하고 있는지를 상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폭싹 속았수다 포스터눈이 부시게 포스터

 

눈이 부시게

시간이 품은 사랑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2019)는 ‘시간’을 매개로 한 독특한 내러티브를 바탕으로노년의 삶과 청춘의 괴리를 감각적으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김혜자와 한지민이 한 인물을 연기하며 보여준 삶의 굴곡은 판타지를 넘어서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한 깊은 감동으로 이어졌습니다.

 

《폭싹 속았수다》가 한 인물의 오랜 삶을 에피소드로 담아낸 작품이라면, 《눈이 부시게》는 시간 자체가 주인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시선과 연출이 신선합니다.

특히 후반부 반전은 시청자에게 큰 울림을 주며,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남깁니다.

 

노년과 청춘, 사랑과 가족, 아픔과 기억이라는 키워드가 어떻게 아름답게 어우러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점에서 이 두 드라마는 감성의 결이 닮아 있습니다.

인생을 천천히 되짚는 서사, 고요한 연출 속의 강렬한 감정, 그리고 ‘살아있음’ 그 자체에 대한 찬사는 눈이 부시게를 통해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습니다.

 

우리들의 블루스

삶의 조각들을 잇다

 

《우리들의 블루스》(tvN, 2022)는 《폭싹 속았수다》와 공간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가장 밀접한 드라마 중 하나입니다.

같은 제주도를 배경으로 하며, 삶의 희로애락을 여러 인물의 에피소드로 구성하는 옴니버스 형식을 취합니다.

이병헌, 신민아, 김혜자, 고두심 등 세대를 아우르는 캐스팅은 이야기의 다양성을 확보하면서도 각각의 감정선에 진정성을 불어넣는 데 기여했습니다.

 

인물들은 저마다의 상처와 불안, 희망과 후회를 안고 살아가며, 서로의 존재를 통해 조금씩 성장하거나 치유됩니다.

특히 부모와 자식, 연인, 친구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갈등과 화해는 《폭싹 속았수다》의 서정적인 연출과도 닮아 있습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변화하는 감정, 말 대신 행동으로 전하는 사랑, 그리고 바다와 자연을 통해 보여주는 여백의 미학은 이 두 드라마의 공통된 미덕입니다.

 

《우리들의 블루스》는 '각자의 인생은 한 편의 블루스 같다'는 주제를 바탕으로, 우리가 흔히 지나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들여다봅니다.

그래서 더 특별하지 않음이 특별해지고 평범한 하루가 빛나게 느껴집니다.

 

마더

진짜 가족이란 무엇인가

 

tvN 드라마 《마더》(2018)는 사회적 약자, 특히 아동과 여성의 삶을 다룬 수작입니다.

원작은 일본 드라마지만, 한국판에서는 보다 감정적으로 밀도 있는 재해석이 돋보이며 이보영과 허율의 호흡은 가슴을 아프게 하지만 동시에 강한 울림을 남깁니다.

 

주인공 수진은 아동 학대 피해자인 혜나를 보호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엄마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혈연 관계도 법적 보호도 아닌, 단순한 선택에서 비롯된 이 가족의 여정은 관습적 가족관을 뒤흔들며 시청자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폭싹 속았수다》가 가족, 공동체, 사랑을 인물 중심으로 펼쳐냈다면, 마더는 행동과 선택을 통해 그것이 무엇인지를 묻습니다.

 

등장인물의 고통이 선명하게 그려진다는 점에서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작품이 끝난 후 마음속에 오래 남는 울림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특히 인간이 서로에게 어떻게 울타리가 될 수 있는지, 보호받지 못하는 존재를 향해 손을 내민다는 것이 얼마나 큰 용기인지를 섬세하게 담아내 감정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깊이 있는 시청 경험을 제공합니다.

 

우리들의 블루스 포스터마더 포스터

 

추천이유와 감상 포인트

 

《폭싹 속았수다》는 잔잔하고 느린 전개 속에서도 묵직한 감정을 전하며, 삶이라는 여정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그렇기에 이 드라마를 사랑한 시청자라면 위에서 소개한 세 드라마도 깊은 공감 속에서 감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눈이 부시게》는 시간이 품은 인생의 의미를 감성적으로 되짚어보게 하며, 《우리들의 블루스》는 다양한 인생 조각들을 통해 공감과 위로를 전합니다. 《마더》는 사랑과 가족의 경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강한 드라마입니다.

 

이 세 작품 모두 삶의 고단함을 감싸 안고, 인간 사이의 따뜻함을 조용히 드러냅니다.

소리치지 않아도 진심은 전해지고, 눈물이 마른 뒤에야 진짜 감동이 남는 드라마들입니다.

《폭싹 속았수다》를 보며 느낀 그 아련함과 위로를, 이 드라마들 속에서도 다시 한 번 경험해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