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보물섬》은 2025년 2월 21일부터 4월 12일까지 SBS 금토 밤 9시 50분에 방영된 범죄·미스터리·스릴러 장르의 16부작 드라마입니다.

이명희 작가의 탄탄한 각본과 진창규 감독의 연출이 어우러져, “2조 원 정치 비자금을 해킹한 남자가 기억을 잃고 복수를 위해 돌아온다”는 강렬한 스토리 배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의 권력 구조와 부패를 실감 나게 드러내며, 통쾌한 복수극이면서도 인간 내면의 고뇌를 깊이 파고드는 서사 구조로 큰 인기를 모으며 종영했습니다.

 

아래 글은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보물섬 포스터보물섬 포스터

 

인물·연기·캐릭터

 

주인공 서동주(박형식 분)는 천재 해커이자 대산그룹 회장비서실의 핵심 직원으로, 돈과 권력을 손에 넣기 위해 비자금을 해킹하지만 배신당해 죽음 직전까지 몰립니다.

기억을 잃고 부활한 후 복수를 감행하는 그의 캐릭터는 박형식의 연기 변주를 통해 한층 입체적으로 그려졌습니다.

악역 염장선(허준호 분)은 법학 교수이자 권력 중심 인물로, 검찰·정보기관·재계를 배경으로 한 음모의 최정점에 서 있는 인물입니다.

그의 카리스마는 극 내내 긴장감을 주도하며, 허준호는 이를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표현해냈습니다. 또한 허일도(이해영), 여은남(홍화연) 등 주요 조연들도 복수와 욕망 속에서 양가적 감정선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며 드라마의 서사를 풍성하게 채웠습니다.

 

연출·미장센·사운드

 

진창규 감독의 연출은 긴장감 있는 컷 구성과 감정선을 따라가는 카메라 앵글, 도시와 바다를 교차하는 서사로 몰입도를 높였습니다.

특히 서동주의 기억 상실과 복수 과정을 상징하는 어두운 지하 세트나, 절망의 바닷가 장면 등은 시청자로 하여금 그의 심리 변화를 시각적으로 공감하게 만듭니다.

음악감독 김장우·안지예의 OST는 각 감정의 고조 지점마다 잔잔한 긴장과 울림을 더해, 드라마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보강했습니다

.

통쾌한 복수란 있을까

 

《보물섬》은 단순한 액션·스릴러물이 아닌, 욕망을 좇은 자들의 파멸과 복수의 허무를 메시지로 삼았습니다.

서동주의 복수는 극 초반부터 예측되는 결말처럼 보이지만, 후반부 반전과 인물들의 변화를 통해 예상 이상의 감정적 울림을 선사합니다.

특히 14회에서 허일도의 생사가 드러나며 복수극의 정서를 복합적으로 뒤틀었고, 최종회에서는 염장선을 금고에 가두고 그의 권력과 돈을 상실하게 만드는 서동주의 복수가 전개됩니다.

이는 단순 카타르시스가 아닌, 복수의 끝에서 느껴지는 공허함과 질문을 던집니다.

 

최종 화에서 염장선은 모든 재산을 잃고 자백 각서 서명 후 체포되며 법의 심판을 받습니다.

서동주는 금고의 비밀번호를 사회복지기관에 넘긴 뒤, 바닷가에서 권총을 바라보며 떠납니다.

이 장면은, 복수란 진정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 이 여정의 끝에 남는 것은 무엇인지 질문을 남깁니다.

제작진은 공식적으로 시즌 2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열린 결말과 서동주의 묘한 여정은 시청자들 사이에 계속된 해석과 예측을 낳고 있습니다.

 

복수극이 주는 메세지

 

《보물섬》은 2025년 상반기 방영된 드라마 중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작품입니다.

권력과 돈을 둘러싼 탐욕과 배신, 그리고 그 끝에서 마주하는 복수의 공허함을 통해 시청자에게 깊은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박형식·허준호를 중심으로 한 배우들의 열연, 탄탄한 연출과 OST, 촘촘한 서사 구조는 이 작품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 인상 깊은 장르물로 기억되게 합니다.

결말은 복수를 완성했지만, 정작 남은 것은 공허함과 질문뿐이었습니다.

이는 드라마가 제시했던 ‘진짜 보물섬’ 즉, 인간 내면의 진정한 가치를 다시금 곱씹게 합니다.

감독이 남긴 여운처럼, 시청자도 각자 자신만의 결말을 떠올리며 드라마가 준 메시지를 오랫동안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