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의 시간 (Adolescence)]은 열세 살 소년 제이미가 또래 여학생을 칼로 찔러 죽이게 되는 충격적 사건에서 출발하지만, 범죄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그 뒤에 숨겨진 심리와 사회적 병리를 깊이 있게 파고듭니다.
잔인한 범죄를 저지른 아이는 어디서부터 어긋났고, 그의 생각과 행동을 만든 배경은 무엇이었는지를 짚어가며 우리 사회에 강한 경종을 울립니다. 단 4부작이지만, 그 여운은 긴 시간 동안 가슴에 남습니다.
*본문에는 스포가 있습니다. 드라마 감상 후 읽어주세요*
잔혹한 범죄보다 중요한 '왜'라는 질문
[소년의 시간]은 법정 드라마도, 수사극도 아닙니다. 카메라는 칼을 든 범죄의 순간보다는 그 이전의 심리 상태에 머무릅니다.
제이미는 어떤 이유로 또래 여학생을 무참히 살해했는가. 이 단순한 질문을 둘러싸고 이야기는 펼쳐집니다.
피살자인 케이티는 학교에서 친구들 사이에 조롱을 받았고, 제이미는 그런 그녀에게 데이트 신청을 합니다. 그러나 거절당한 후, 오히려 ‘인셀’이라며 조롱을 당하게 된 제이미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한 채 극단적인 행동을 하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이 흐름이 절대적으로 합리적이거나 예측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제이미는 자신이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강하게 주장하며 오히려 자신이 억울하다고 느낍니다.
이는 피해자 중심이 아닌, 가해자 중심의 뒤틀린 자기 인식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를 보여주는 핵심 포인트입니다.
뒤틀린 논리와 선택적 피해의식
작품은 제이미가 상담사와 나누는 대화, 경찰 조사 과정 등을 통해 그의 내면을 하나씩 들여다봅니다.
제이미는 끊임없이 자신이 좋은 사람임을 주장하면서도, 행동은 그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방식으로 흘러갑니다.
- “나는 인셀이 아니야.”라고 말하면서도 인셀 담론의 핵심인 80:20 법칙에 동의합니다.
- “나는 케이티를 좋아하지 않았어.”라고 말하면서도 데이트 전 가장 좋은 옷을 골라 입습니다.
- “케이티는 나쁜 년이야.”라고 말하면서도, “나는 그녀의 몸을 만지지 않았으니 착한 사람이야.”라고 자위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왜곡된 사고 체계가 어떻게 구축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특히 제이미는 자신의 신체적 괴롭힘에 대해서는 축소하며 말로 받은 모욕에는 과도하게 반응합니다.
이는 남성 청소년 사이에 만연한 선택적 분노와 피해의식의 단면이기도 합니다.
실제로도 이런 왜곡된 사고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집단적 공감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증폭되는 사회적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디지털 커뮤니티와 혐오문화
[소년의 시간]이 가장 충격적인 지점은 제이미의 범행이 단지 개인의 일탈로 치부될 수 없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는 것입니다.
드라마는 다음과 같은 사회적 요인들을 함께 조명합니다.
- 남성 중심 커뮤니티의 인셀 문화 – 여성의 선택권을 부정하고 ‘좋은 남자’라는 착각에 빠진 청소년들의 집단 심리
-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왜곡 – 부모, 교사와의 직접적 대화 없이 온라인에서 감정이 소비되고 왜곡되는 구조
- 가정 내 단절 – 제이미의 아버지는 감정 표현에 서툴고 어머니는 존재감이 미약하며 정서적 지지가 부족한 환경이 조성됩니다.
- 교육의 부재 – 교사는 작품에서 거의 등장하지 않으며 학교는 방관자에 가깝게 묘사됩니다.
이는 단지 ‘소년의 이야기’가 아닌, 지금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됩니다.
성 역할에 대한 왜곡된 인식, 교류 단절, 사회적 압박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아이들을 ‘괴물’로 만들 수 있음을 드라마는 직시합니다. 그리고 그 괴물은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점에서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닙니다.
부모와 사회는 과연 책임이 없는가?
작품 후반, 제이미의 부모가 나누는 대화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같은 환경에서 자란 다른 자녀는 훌륭하게 자랐다는 점을 이야기합니다.
이 장면은 단순히 ‘부모 탓’만으로 아이의 인생을 규정할 수 없다는 진실을 드러냅니다. 동시에 그것은 부모만이 아닌 사회 전체의 책임을 되묻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아이의 잘못은 아이만의 것이 아닙니다.
사회가 침묵하고 방관했으며 교육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고 가족이 감정을 나누는 방식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제이미 같은 아이가 만들어졌습니다.
이 지점에서 작품은 단호하게 사회를 향해 묻습니다.
과연 우리는 정말 아무 책임이 없는가?
소년의 시간: 어른들의 성찰이 필요한 시간
[소년의 시간]은 그 어떤 시리즈보다 현실적이고 통렬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습니다.
픽션이지만 픽션 같지 않은 이야기, 우리 사회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고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청소년의 인식, 젠더 감수성, 가족 내 정서 교육, 그리고 공동체의 역할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다음과 같은 이들에게 특히 큰 울림을 줄 것입니다.
-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 특히 아들과의 관계에서 갈등을 겪는 이들
- 중·고등학교 교사 및 청소년 상담 전문가
- 현대 사회의 젠더 갈등과 인셀 문화를 고민하는 시청자
- 극단적 사고에 빠진 청소년들의 심리적 배경을 알고 싶은 사람들
[소년의 시간]은 지금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에 대한 경고이며 앞으로 무엇을 바로잡아야 하는지에 대한 제안입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이 드라마를 통해 우리가 다시금 아이들과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을 점검해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지금, 넷플릭스에서 [소년의 시간]을 확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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